
(스포일러 X) 유쾌하게 다크하다! 똑똑하고 비꼬는 것에 도가 튼 웬즈데이 아담스. 암울함을 풍기는 그녀가 네버모어 아카데미에서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새 친구도 사귀고, 앙숙도 만들며.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해서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웬즈데이>.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배경 정보들을 총정리했습니다.
1. 개요
넷플릭스의 기대작 웬즈데이가 2022년 11월 23일 공개되었습니니다. 웬즈데이는 1930년대 기괴한 가족을 다룬 고딕 호로풍의 코믹스로 시작해 tv 시리즈와 실사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꾸준히 리메이크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아담스 패밀리의 스핀오프 드라마인데요.
주로 아담스 부부와 삼촌을 중심으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 드라마는 아담스 가족의 장녀인 웬즈데이를 중심으로 그녀가 다니는 학교인 네버모어 아카데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루며 세계관을 더욱 확장했습니다.
학교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한 웬즈데이가 초자연적인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가 주된 흐름입니다. 더불어 모티시아와 고메즈 아담스 등 기존의 캐릭터들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어 더욱 흥미롭습니다.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를 독특하고 몽환적인 작품으로 그려내는 팀 버튼이 책임 프로듀서를 맡아 화제를 모은 이번 드라마는 각 한 시간짜리 에피소드가 총 8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91년 개봉한 아담스 패밀리의 감독 자리를 거절한 바 있는 팀 버튼 감독은 이번 드라마에 1화부터 4화까지 총 4개의 에피소드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가위손, 크리스마스의 악몽,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팀버튼과 다양한 작품을 함께 한 바 있는 할리우드 영화 음악의 거장 데니 엘프먼도 음악 감독으로 참여해 작품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수십 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관인 만큼 아담스 패밀리 하면 떠오르는 특정한 이미지나 기대 요소들이 있을 텐데요. 이번 드라마는 독립된 프로젝트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과거와는 다른 왠즈데이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 신선합니다. 전에 본 적 없는 특별하고 이상한 작품이 탄생한 것 같아 보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2. 네버모어 아카데미
웬즈데이의 주된 배경이 될 네버모어 아카데미와 주요 등장 인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791년에 설립된 네버모어 아카데미는 뱀파이어, 늑대 인간, 사이렌, 고르곤 등 흔히 괴물이라고 불리는 범상치 않은 학생들을 수용하는 학교입니다. 각각의 학생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걸 교육의 목표로 하고 있죠.
네버모어의 주요 동문 중에는 웬스데이의 부모인 모티시아와 고메즈 아담스 등이 있으며 무려 에드가 람포도 네버모어 아카데미 출신이라는 설정입니다.
학교의 외관은 기존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고딕풍 건축물과 더불어 거미줄 모양의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 팀버튼이 직접 디자인한 기괴한 형태의 나무들과 각오일 예티 모양의 조형물로 장식했습니다. 이렇게 디테일한 장식들을 위해 30명의 예술가들을 동원했다고 하죠.
네버모어의 학생임을 상징하는 교복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팀 버튼이 보라색을 고집해 보라색 스트라이프 패턴의 독특한 디자인이 완성되었다고 하는데요. 왠즈데이의 교복은 그녀의 취향에 걸맞게 검정과 회색 스트라이프로 약간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팀 버튼은 웬즈데이가 전형적인 아웃사이더이며 그런 약자들을 위한 학교가 바로 네버모어라고 설명했습니다. 10대 시절 별종 취급을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게 해주는 웬즈데이를 자신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인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제작자들은 팀 버튼과 웬즈데이 아담스의 만남은 천국에서 이루어진 결혼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죠.
3. 등장인물
주인공 웬즈데이는 어린아이로 묘사되었던 과거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 드라마에서는 10대 소녀로 등장합니다. 중심 이야기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있어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었던 웬즈데이라는 캐릭터의 다층적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똑똑하고 겁 없는 소녀였던 기존의 설정에 청소년다운 특성이 더해졌습니다. 물론 아담스 패밀리의 이름답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없이 축음기로 오래된 바이닐을 듣는 게 취미인 점은 일반적인 10대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말이죠.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슬픔이 많다는 동요의 가사에서 따온 이름에 걸맞게 일반적인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5년간 8개의 학교를 떠돌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또다시 새로운 학교와 새로운 친구라는 스트레스 가득한 환경에 떨어집니다. 네버모어의 위엄을 떨쳤던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욕구를 가지고 누군가의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에서 학교의 비밀을 파헤쳐 나갑니다.
너의 모든 것, 사탄의 베이비시터 등에 출연한 제나 오르테가가 이렇게 상징적인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웬즈데이 역할을 맡았습니다. 웬즈데이의 아버지인 고메즈는 루이스 구즈먼이, 어머니인 모티시아는 캐서린 제타 존스가 맡았는데요. 네버모어 아카데미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이들은 지금까지도 열정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루이스 구즈만의 고메즈는 과거 영화 시리즈보다는 코믹스와 애니메이션 버전의 땅딸막한 고메즈 아담스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길쭉한 모티시아와 나란히 서면 뚱뚱이와 홀쭉이처럼 데비되는 점 역시 애니메이션에 가깝죠.
웬즈데이가 좋아하는 삼촌인 페스터는 어둠의 마법의 달인입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조카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기에 왠즈데이의 든든한 아군이라고 할 수 있죠. 페스터를 연기한 프레드 아미스는 과거 아담스 패밀리 티비 시리즈에 등장한 동일 캐릭터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민머리가 특징인 페스터를 효과적으로 연기하기 위해 실제로 머리를 밀었다고 하죠.
이밖에도 웬즈데이의 남동생 폭슬리와 잘린 손 형상을 하고 있는 싱도 오리지널 시리즈와 동일하게 등장합니다. 감초 역할을 하는 싱은 의외로 cg가 아니라 루마니아 핸드트릭 마술사가 직접 연기한 캐릭터입니다. 웬즈데이와의 감정적인 교감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실제 손을 캐스팅했다고 하죠.
한편 주된 배경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캐릭터들도 대거 등장합니다. 먼저 네버모어 아카데미의 교장 라리사 윔즈는 무시당해 온 역사가 있는 인물입니다. 교장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요. 그녀는 웬즈데이의 어머니인 모티시아 아담스와 좋지 않은 과거가 있기도 하죠. 교장 라리사 역할은 왕좌의 게임에서 브레엔을, 샌드맨에서 루시퍼를 연기한 그앤 돌린 클스티가 맡았습니다. 그녀는 팀 버튼과 작업하기를 평생 꿈꿔왔다고 하네요.
웬즈데이의 룸메이트이자 늑대 인간인 이니드 싱클레어는 웬즈데이와 정반대인 캐릭터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알록달록한 색상들로 무장하고 sns에 파묻혀 있으며 심지어 케이팝을 좋아하는 그녀는 웬즈데이의 악몽처럼 느껴지는 인물인데요. 언뜻 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 쌍으로 보이는 이들은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네버모어의 인기남 자비의 소프는 심령 화가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가 그린 그림은 캔버스 위로 튀어 올라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변화하죠.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권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소년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웬즈데이의 흥미를 유발하는 인물입니니다.
네버 모어의 여왕벌은 비앙카 바클레이입니다. 사이렌으로서 매혹적인 설득력을 지닌 그녀는 자신을 향한 관심을 새로운 인물에게 빼앗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하죠. 또 다른 인싸 학생인 요코 다나카는 하라주쿠에서 영감을 받은 고스룩을 즐겨 입는 힙한 뱀파이어입니다. 타일러는 몇 안 되는 평범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는 특별한 능력이 없는 일반 바리스타처럼 보이지만 자신만의 복잡한 과거를 가지고 있어 웬즈데이의 호기심을 유발하죠.
마지막으로 아담스 패밀리 영화 시리즈에서 웬즈데이를 연기한 크리스티나 리치는 마릴린 손힐이라는 이름의 선생님을 연기했습니다. 웬즈데이와는 전혀 다른 꽃무늬 블라우스에 커다란 안경이 특징인 인물인데요. 그녀가 어떤 배역을 맡았는지는 한동안 베일에 쌓여 있었지만 그녀의 합류 소식만으로도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과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작품에 새로운 일부가 되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어 무척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번 드라마에서 웬즈데이를 맡은 제나 오르테가의 연기를 놀랍다고 표현하며 그녀와 호흡을 맞춘 경험을 사랑스럽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정작 제나 오르테가는 크리스티나 리치가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공황 발작이 온다고 느낄 만큼 겁을 먹었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함께하는 장면을 찍을 때 30여 년 전에 같은 인물을 연기한 배우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사실에 위압감을 느꼈고 신경이 무척 곤두섰다고 하죠.
4. 결론
팀 버튼에 따르면 웬즈데이는 아담스 패밀리의 단순한 리메이크 작품이 아니라고 합니다. 기존 시리즈의 유산을 기리면서 동시에 여러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드라마 형식을 이용해 기존 캐릭터들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며 새롭고 특별한 것들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온 팀 버튼의 작품인 만큼 기존 세계관을 바탕으로 웬즈데이를 비롯해 주류에 섞이지 못한 이들의 성장기를 그렸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치 8시간짜리 팀 버튼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불어 웬즈데이는 다양한 이스터 에그가 숨겨진 드라마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이스터에그뿐만 아니라 팀버튼 세계관과 관련된 이스터에그도 만나볼 수 있으니 팬분들은 숨겨진 요소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덕후들을 과몰입하게 만드는 에버모어 아카데미 입학 지원 사이트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방문해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오늘의 리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